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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정보/생활정보

나의 EMS 수난기

by KattaYulduz 2019.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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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여름...

우즈벡으로 파견되고나서 얼마 안되었을때 일입니다. 

필요한 자료가 있어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EMS로 기술서적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그런데, 얼마뒤에 사무실에서 제 소포를 ‘우즈벡 문화부’ 직원들이 가져갔다면서 돈을 가지고 오라고 하더군요.

이유가 뭔가하니 외국에서 온 소포안에 책들은 불온서적(정치, 종교 관련)인지 검열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_-;;

나중에 책을 돌려 받으면서 검열비(약 10만 솜 정도?)도 가져가고요. 

딱봐도 기술서적인데, 무슨 검열이 필요하다는거니.. 그리고, 검열하는데 돈을 받아가다니...

당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2011년 여름..

1년동안 나만간에서 지내다보니 문득 오징어가 미치도록 먹고 싶은겁니다.

큰 맘 먹구 잘되지도 않은 인터넷으로 겨우겨우 오징어, 쥐포를 주문했지요.

그런데... 제 소포가 타슈켄트 중앙EMS에서 못나오고 있다고 전화가 옵니다. 

왜!!!!!  말린 생선은 EMS를 통해 반입이 금지랍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다른 한국사람들은 잘도 받던데???

소포 받아가려면 인보이스 제출하라고 하더군요. 판매용도 아닌 개인물품인데, 무슨 인보이스???

결국 현지 직원의 도움으로 인보이스를 가라로 제출하고 겨우 받아왔습니다.

 

 

 

2012년 여름...

제가 근무하는곳에 네트워크 공사를 하느라 필요한 자재 일부를 한국에서 주문하고 EMS로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네.. 이번에도 중앙 EMS에 소포가 반출이 안된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이유도 안가르쳐주고 무조건 중앙EMS로 직접 오랍니다.

가봤더니 이번에는 소포안에 '무선공유기'가 문제였습니다. 

왜???

EMS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무선공유기는 무선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우즈벡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농담하는줄 알고, 가만히 있었는데... 표정이 진심이더군요. -_-;;

무선공유기는 우즈벡에서도 팔고 있는데, 무슨 국가안보???

운이 좋게도 저랑 같이 갔던 현지 직원분이 중앙EMS 직원과 알던 사이였나 봅니다.

구석에 가서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소포를 가지고 나오더군요. 

 

 

 

2013년 여름..

이번에는 한국으로 EMS를 보낼일이 생겨 나만간 우체국으로 방문했습니다.

우체국직원에게 한국으로 소포를 보낼거라고 했더니 박스를 천으로 바느질해 오라는 겁니다.

이건 또 뭔소리????

이해를 못하는 저를 직원이 구석으로 데려갔는데...

그곳엔 정말 소포박스들이 하얀 광목천으로 포장된채 쌓여 있더군요.

글로 설명하려니 좀 어려운데... 

소포박스 겉면을 천으로 감싸서 일일이 바느질해서 손으로 뜯지 못하게 해놨더라구요.

시장에서 천을 사와서 포장을 하라고 합니다. ㅜ ㅜ

아.... 절망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아쉬운건 난데.. 결국 시장에서 천과 실,바늘을 사왔습니다.

포장을 하려는 순간 우체국직원이 ‘이거 EMS로 보내면 천으로 바느질 안해도 되는데, 그냥 EMS로 보낼래?’라고 하는겁니다.

뭔 소리???

알고보니 우체국에서는 외국으로 보내는 소포를 EMS와 일반소포, 이렇게 두가지로 구분해서 접수를 받더라구요.

EMS 요금이 비싸다보니 현지 우즈벡인들은 일반소포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저도 일반으로 접수하는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럼 진작에 말해줘야지!!!!!!

 

한국에 돌아와서 많은 정보를 접하다보니 지금은 우즈벡으로 물건보내는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에는 스트레스가 대단했습니다. 

이런 경험담을 주위분들(한국인 & 우즈벡인)에게 말씀드리면 어떻게 매번 걸릴수 있나며 다들 놀라워 하시더라구요. 

제가 상당히 특이한 경우일 겁니다.

 

보통은 EMS로 배송되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우즈벡에 제대로 도착하는걸로 보입니다.

최근에 저희 회사 물건도 EMS로 통해 받았는데, 사무실까지 배달도 해주네요.

그리고, 여행사들도 간단한 물품 운송 같은 서비스도 해주고 많이 편해졌습니다.

 

타슈켄트 EMS 사무실은 타슈켄트 기차역 인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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